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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0 :: 오랜만입니다 – 손석희

참… 빨리도 씁니다.
심리카페 홀가분에서 매달 진행하는 ‘정혜신의 홀가분한 초대’의 5월의 손님은 가장 신뢰가 가는 방송인이자,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인 손석희님[1. 왠지 손석희 교수님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한 감이 있네요]을 만나고 왔습니다. 사실 벌써 1주일이 넘었는데, 그간 또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많은 일들이 있어서 이제서야 뒤늦게 후기를 쓰게 됩니다.
많은 말이 오갔던 100분 토론 하차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뵙는 얼굴이라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아, 물론 이분은 매일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도 목소리로 만날 수 있지만 출근길에 라디오를 듣지 않는 저로서는 정말이지 엄청 오랜만에 뵙는 거였습니다. 차갑고 매마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친근해 보이는데 왜 그렇게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마냥 신기했을까요. 그 어떤 연예인을 만나는 날보다 더욱 설레였습니다.
그날의 이야기들은 뭐 이 곳에 옮겨 적을 이유도 없거니와 그러지도 못하겠지만, 우리가 방송을 통해서 알고 있는 그 사람의 이미지와 실제 그 사람이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어떤 측면에서는 얼마나 다른가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고나 할까요. 물론 손석희님의 경우에는 일에 있어서는 철두 철미하고 깐깐한 그런 성격은 단지 방송을 통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실제로 그렇게 무미건조한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아, 하지만 이 분은 상당히 오랫동안 인터뷰 방송이나 토론 방송등의 객관성 중시하는 방송을 오래하셨기에 그런 영향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많이 맺는 것을 조금은 저어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당신 이익을 중시하는 것 아니냐”는 류의 어그레시브한 인터뷰를 장기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사적으로 알고 지내는, 그래서 그 뒷 사정까지 다 아는 사람에게 그렇게 독하게 대하지는 못할테니까요.
뭐랄까,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그 능력을 허투루 사용해서는 안되기에 고독한 삶을 살아야 하는 수퍼 히어로물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어두운 면과도 일맥 상통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 자체가 워낙 쿨하신지라 그런 고독도 하찮게 여겨질만 멋져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스스로가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해 봤고, 그 노력을 믿기에 자기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기에 가능하지 않은가. 그래서 저 유약해 보일 법도 한 사람이 저런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아무튼 웃고 떠들썩한 그런 즐거운 분위기에서도 상당히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신 분들이 다들 진지한 질문만 하셔서… “걸 그룹 누구 좋아하냐”고 묻고 싶었는데, 괜히 질문했다가 손석희 팬클럽으로 추정되는 분들께 멱살 잡힐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소녀시대 태연과 전화 인터뷰 하셨다고 하는데… 목소리만으로도 입이 귀에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는 반응이 여기 저기서 들려오고 있군요.
어쨌거나, 앞으로도 충분히 오랫동안 이 분의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서든 강연을 통해서든 혹은 책을 통해서든 많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무탈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