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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0 :: 어느 정보화 후진국의 이야기

정말이지 ‘정보화’라는 말이 단순히 초등학교 교과서에나 실릴만큼 요원한 어떤 나라가 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에 초고속 무선인터넷 운운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동영상 따위를 보라고 강요하고, 좁디 좁은 휴대폰 액정을 통해 풀 브라우징을 하라고 강요합니다. 이 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정말이지 ‘제대로된 정보화 후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정보에 어두웠던 나머지 자기네 나라가 ‘IT 강국’이라고 믿고 있는데 있습니다.
어쨌거나 정보화 후진국이라는 사실이 가슴 아픈 그 나라의 사람들은 언제 다가올지 모를 정보화 시대를 벌써 ‘정보’를 찾아보고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보화에도 귀가 밝고 경제에도 마음이 밝은 사람들은 “아무렴,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가 돈이지. 무형의 가치, 이게 돈이 된다니 얼마나 좋아?”라고 기뻐하면 너도 나도 자신들의 개인 정보를 이 싸이트, 저 싸이트에 내다 팔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정보화 후진국(하지만 IT는 선진국)인 이 나라의 많은 웹 사이트 관리자들은 ‘공유’라는 웹의 기본 이념을 충실히 이어 받아 검색 엔진으로도 누구나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도록 회원들의 정보를 활짝 여러 제끼는 혁명적인 성과를 이루기도 하지요. 물론 IT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오프라인 상으로까지 개인 정보를 담은 미디어를 배포하기에 이르릅니다.
하지만 정보화에는 별 관심이 없고 (왜냐면 정보화 사회가 이미 도래했고, 자기 네들은 세계 최고의 정보화 사회를 이룩한 줄로만 알고 있으니까요) 돈에만 관심이 있던 이 나라의 사람들은 ‘정보가 곧 돈이다’라는 정보화 사회의 최고의 모토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기업 단위로 개인 정보를 사고 팔고, 넘쳐나는 개인 정보를 주체하지 못해 사회 환원의 개념으로 그냥 뿌려 버린다든지, 혹은 인류 공생의 개념으로 중국과 같은 자기네들 보다 땅만 좀 넓었지 먹고 살기 힘든 나라 사람들을 위해 무수한 개인 정보로의 통로를 그냥 열어 줍니다. 
이러한 ‘인포메이셔널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충실한 기업 몇 군데를 언론이 칭송하자 온 나라가 또 한 번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역시나 개인 정보는 돈이된다에서 시작해서 역시 이런 정보 누출 문제가 불거져 나와 아홉시 뉴스를 장식하다니 우리는 정말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어’와 같은 감상들도 곁들여서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정작 중요한 개인 정보 같은 걸 함부로 담아 놓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러한 정보를 달랜다고 그냥 줘버리는 사실 같은 건 그냥 까맣게 있고 뉴스에서 나불거려 주는 것만 보고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에서, 역시 ‘정보화 사회’에서는 다량으로 한번에 정보를 유통시키는 ‘TV’가 짱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하염없이 눈물이 앞을 가리는 밤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기로 보지않고 기회로 보는 ‘정보화 후진국’ 사람들은 더더욱 정보 함양에 매진하여 기와 이렇게 된 거 사회적 비용이 좀 들더라도 주민 등록 번호와 같은 전후 시대의 구시대적 유산이 아닌 개인 PIN 넘버 같은 것을 새로 제창하면 말끔히 이전의 개인 정보 누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실로 놀라운, (제 머리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생각을 또 해내게 됩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울만 하지요. 시대착오적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야 말로 ‘한강의 기적’을 대변하는 좋은 예라고 보입니다.